글
[시] 심장을 베고 눕다 (지은이: 나; 주예린)
Yerin216JOO
2025. 4. 3. 12:59
심장을 베고 눕다
- 주예린 지음
개 한 마리 안 짖는다, 이 밤
고꾸라지는 술 냄새 나를 껴안는다
희고 여린 빛, 건드릴 수 없었던 것.
물렁한 허벅지 위에서 침 흘리며 잠든 것.
내 심장은 무릎에서 뛴다
허벅지의 꿈속에서 너는 깨어있다
깨어있는 네가 내게로 온다.
늦여름 매미처럼 울부짖는 무릎이 들리는지.
쪼그라든 들개처럼 나를 삼키지만
뱃속에서 식어가는 그것이 뭔지도 모를 너
대학생 때 쓴 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