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
[시] 반쪽짜리 지도 (지은이: 나; 주예린)
Yerin216JOO
2025. 3. 5. 23:41
반쪽짜리 지도
- 주예린 지음
난 자주 길을 잃어
가끔은 집으로 돌아가다가도 길을 잃고 헤매
내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
길 한복판에 서서 멍하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눈물이 흐를 때가 있어
사방이 빽빽해 꽉 들어차 있는 그것들이 다 똑같아 보일 때가 있어
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하늘에는 아무것도 써 있지가 않아
흰 구름이 그저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을 뿐
누군가 내게 물었네
네 영혼의 지도는 어떤 모양이냐고
난 반쯤 찢어진 지도를 들고서 대답을 망설여
내가 비틀거리며 걸어온 길만이 어지러운 선으로 그어져 있는 지도
나머지 반을 찾아 나는 또 거리를 헤매네
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찾는 그곳을 향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