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본도 정규 리그가 마무리되었다. 오릭스 버펄로스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여섯 팀 중 5위를 하였다. 단순 환산으로는 열두 팀 중 9~10위라는 거겠지.
오릭스 인스타에 들어가려고 한 건 아니고 팔로우를 하고 있다 보니 시즌 마지막 경기 게시물이 올라와 있길래 봤다. 읽어 봤더니 올 시즌 성적이 좋지 못 해 죄송하다 내년 시즌 잘하겠다 이런 말은 한 마디도 없었고 그냥 올 시즌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응원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하다 언제나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내용이었다.
덧글을 봤더니 덧글도 비방하는 덧글이 눈에 띄지 않았다. 있었으나 눈에 안 띈 것일 수도 있는데, 일단 눈에 띈 덧글들은, 다 격려와 감사, 응원 덧글들이었고, 감독 언급한 덧글은 한국처럼 감독 나가라는 덧글이 아니라 감독님 관두지 마세요 성적 안 나온 게 왜 감독님 탓이에요 감독님 힘내세요 이런 덧글이었다.
아... 인프라가 문제가 아니고...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거구나 싶었다. 물론 내가 본 건 인스타 게시물 꼴랑 하나이긴 한데, 나는 그간 한국 야구 기사 및 야구팀들 인스타에서 수많은 비난 덧글, 감독 나가라, 저 선수 왜 안 빼냐, 누구누구 야구 때려치워라 이런 덧글들을 봐 왔고, 내가 그런 덧글들을 찾아서 본 게 아니라 그냥 야구 게시물을 보면 늘상 그런 덧글들이 있었었다.
그런데 오릭스 인스타에는 그냥 그런 따뜻한 덧글들이 있었다는 거지. 내가 한국 야구 게시물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덧글들. 찾아서 봐야 볼 수 있었던 덧글들.
심지어(?!) 오릭스가 작년에 퍼시픽 1위였다가 올해 5위로 떨어진 건데, 선수들 올 시즌 수고 많았고 내년에 우승 되찾아 옵시다~ 이런 덧글이 보여서, 한국하고는 정말 다르구나 싶더라.
개개인의 생각을 다 들어본 게 아니고 구단 인스타 덧글만 본 거지만, 한국은 구단 인스타 덧글만 봐도 개판이니까. 덧글을 개가 쓴 건지 사람이 쓴 건지 싶으니까.

이번 시즌 두산이 4위를 했고 와일드카드 업셋을 당했다.
난 원래 두산을 안 좋아하는 데다가(예전 임 모씨 사건 등도 그렇고, 내가 몇 년간 엘지 팬이었으며 친구 중 엘지 열혈 팬이 있었고 등) 한국 야구 중계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야구를 못 본 것도 있고 해서 이승엽 감독님이 뭘 그렇게까지 욕 먹을 짓을 했는지 잘은 모르겠는데(대충 보니 스몰 야구, 투수 혹사 야구라고는 하던데 그 정도 갖고 혹사라고? 하는 덧글들도 봤어서 뭐라 말을 못 하겠네), 설령 욕 먹을 경기 운영을 했다 할지라도, 포스트 시즌 와일드 카드 패배 후 선수들한테는 박수 쳐 주고서 감독한테는 떼거지로 모여서 이승엽 / 나가! 떼창을 하고 삼성 응원가 부르며 조롱하는 게 할 짓인가 싶더라. 조롱하는 레벨 보니 일베들만 모아 놨나 싶더라.
솔직히 쓰자면, 원래 10개 구단 중 두산 제일 싫어하고(솔직히 얘기하자면 두산 말고는 딱히 싫어하는 팀은 없다) 두산 팬들이 싫어서 그런 게 크다 보니(서울 팀 중 제일 성적이 꾸준했던 팀이 두산인데 성적 보고 팬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; 성적 못 나오면 팬 안 할 건가?, 몇몇 선수들 아이돌처럼 대접하고 난리 치는 거 얼척 없어서; 얼빠들인가, 먹산이라는데... 종합하자면 야구장 가서 야구는 제대로 안 보고 먹기만 먹고 선수는 얼굴 보고 응원하고, 야구를 안 보고 선수 얼굴이랑 먹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보는 건 결과뿐이라 성적에 집착하는 건가? 싶어서) 두산 팬 수준이 뭐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, 상식적인 두산 팬 분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도, 팬 수준이 저러니 올해 사건 터져서 폭망하기 전에도 입에 식빵 달고 살아서 인성 논란 있었던 오 모씨 같은 애를 멋있다 추켜세우고 임 모씨... 그때는 왜 임ㅇㅇ / 나가! 떼창 안 외쳤대? 싶더라(외쳤는데 내가 모르는 거라면 죄송).

엔씨 1군 진입 때 엔씨 팬...이 되었으나 중간에 2~3년 정도 한 선수에게 빠져서 엘지 팬 겸 엔씨 팬을 했었고 그 선수 분이 은퇴하신 뒤 머뭇머뭇거리다 다시 온리 엔씨 팬으로 돌아왔...다고 해야 하나 야구에 흥미를 많이 잃어서 딱히 어디 팬이랄 게 없었다. 야구도 그냥 여기저기 채널 돌려 가면서 봤었고.
(사실 난 롯데 팬이 되고 싶다. 최동원 님 유니폼 사고 싶고. 어릴 때부터 마산/창원에 살았고, 어릴 때는 야구를 안 봤던 터라 엔씨 생기고서 엔씨 팬이 됐긴 한데... 만약에 한국 다시 가게 되면 롯데 팬 하고 싶다. ㅡ.ㅡ. 그냥 지금부터라도 롯데 팬 할까.)
지금은 한국에 안 살기도 하고 그냥 어정쩡한 상태이긴 한데 그래도 간간이 엔씨 인스타도 들어가 보고 기사도 읽어 보고 하는데.
초창기 팬들은 안 저랬던 것 같은데 싶은 팬들?이 눈에 띄어서 싫더라.
팬들이 유니폼 팔아 주고 굿즈 팔아 주고 티켓 팔아 주고 하는데 경기 이따위로 하실 거냐 우리가 돈 쓰는 게 얼만데 왜 그만큼 서비스를 안 해 주냐 이런 덧글들 보면 그냥 기가 차고 니가 팬이가 싶더라. 덧글 내용 보니까 서울 사는 것 같던데.
(두산 팬들이 유입됐나? 두산 선수들이 많이 오긴 했지)
세상이 뭐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나 싶고...
니보다 택진이 형이 돈 훨씬 많이 써-라고 답글 달아 주고 싶던데.
그런 마인드면 백화점에 쇼핑이나 하러 다니든지 하지 뭐하러 야구 팬을 하나 싶더라.
토쟁이인가 싶기도 하고...
야구를 좋아해서 야구 팬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호화로운 취미 생활로 야구 팬이라는 걸 하면서 브이아이피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.
글쓴 꼬라지가 일단 역겨웠고.
돈의 노예들이 야구 팬이랍시고 글 싸지르는 게 싫었고, 야구를 더럽히지 말라고! 싶더라.
마산 하면 마산 아재 아이가? 어디서 저런 천박한 자본주의의 노예들이 굴러들어와서는 팬이랍시고 글 써 제끼는지 싶더라.

얼마 전 이대호 님 유튜브를 보다가, 선수들은 다 열심히 합니다-라고 하셨었나? 그 말이 와 닿더라.
물론 시즌 중 중요한 시기인데 경기 전날 밤에 술 마시고 뭐 그런 게 이슈가 되고 그런 적도 있긴 했지만...

일본 와서 도쿄 4년 가량 살면서 야쿠르트 팬이었고(중간에 요코하마로 이사 가면서 요코하마에 계속 살 줄 알고 DeNA 팬 해야지 했던 적도 있었지만... 코로나였기도 하고 해서 단 한 번도 요코하마 구장에 못 가 본 채 다시 도쿄로 이사해서, 결국 실제로 응원하러 갔던 건 야쿠르트뿐), 이사 와서는 야쿠르트전은 티켓을 살 수가 없어서(한신 홈 경기는 죄다 몇 달 전부터 매진이었다) 어쩌지 하다가 변절(?!)하여 올해부터 오릭스에 정을 붙이고 있는데...
시즌 최종전 인스타 게시물 및 덧글을 보고 참...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.

원래는 간단하게 윗 문단만 쓰려고 했던 글인데(쓰고 잘까 어쩔까 하다가 출근해야 하는데 자야지 싶어서 누웠다가 잠이 안 와서 일어나서 끄적끄적) 쓰다 보니 길어졌네.
말이 많아서 득 될 게 하나도 없다는데...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지 않나? 내 개인 블로그이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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